2019년 6월 1일 토요일

[화학작용 4] 실험관찰보고서 3탄 : 丙 소사이어티, 프로젝트 공공연희, 극단 Y

프로젝트 공공연희의 실험,
공동연출 없이 연극하기에 대한 
丙 소사이어티의 관찰

@ 홍대 옥탑 작업실


프로젝트 공공연희의 연습에 참여한 소감을 이야기한다면?

조촐한 규모였다. 작은 방에 4명이 모여 앉았다.
  • 우리는 동시 연출을 시도하려고 했다. 하나의 텍스트와 세 명의 다른 연출.
  • 다만 셋 다 만족할 수 있는 텍스트여야만 한다. 지금의 ‘이십억 광년의 고독’을 찾기까지 어마어마한 과정을 거쳐 왔다. (일수 연출 멋지게 시를 낭송) 결국 우리의 합의는 바로 ‘이십억 광년의 고독이 라면’ 이다.
  • 동시연출을 위한다면 해석의 여지가 많은 최소한의 텍스트만 가져오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래서 라면 뒷면의 기재된 조리법, 그만큼의 텍스트만 취하고 싶었다. 그 텍스트와 이 시 전반에 깔린 정서를 합쳐보려 한다.
  • 우리가 하려는 동시연출이란 그 누구도 방관자가 되지 않는 그런 환경인데,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오히려 더 방관자가 되어가는 것 같아 슬프다.
  • 동등한 연출의 위치에서 함께 작업하며 다른 이의 태도를 지척에서 볼 수 있다는 것, 무척 좋았으나, 책임감이 1/n 이 된다는 것. 부담을 덜 수는 있지만 그만큼 작품에서 한 걸음 떨어져 버리는 것이 딜레마였다.
  • 이번 화학작용은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취지지만, 관객들이라 함은 결과에 무척 익숙한 사람들이라 (다른 팀들 또한 알게 모르게 결론 혹은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이 있는 것 같다) 준비를 하는 데 쉽지 않다.
맥주 12캔을 비웠다.

오늘 본 것을 丙 소사이어티의 언어로 옮겨온다면?

일수 연출님이 명언을 남겼다.
나는 철학이 하늘을 향해 뻗는 가지라면 예술은 그 가지에 달리는 열매라고 생각한다.

이 열매를 위해 여러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누군가는 연출 누군가는 배우 누군가는 작가가 되겠지. 또 이 중 누군가는 다른 사람의 예술에 기생하기도, 혹은 강요하기도 하겠지.

동시연출로 완성된 공연을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은 알지만
지켜본다는 것은 무척 기대되는 일이다.

이들의 과정에 하루 정도 개입해보았다는 게 즐거울 따름이다.


* * *


극단 Y의 실험,
가부장 없이 연극하기에 대한 
프로젝트 공공연희의 관찰

@ 동숭아트센터

▷ 극단 Y × 프로젝트 공공연희 연습현장 스케치 영상

극단 Y의 연습에 참여한 소감을 이야기한다면?

과정에 집중한다는 말은 사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과를 평가하고 그 가치를 재화로 환산하는 것이 익숙한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변명한다. 결국 좋은 결과물을 토해 내었을 때라야 만이 자신을 평가하는데 있어 부끄럽지 않았다.
정말 그러한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었던 자리였다.
창작자로서 늘 염려하는 바이다. 나 역시 과정에 집중하여 과정이 아름답기를 바란다. 나는 그것을 끊임없이 유예했다. 더 나은 결과물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것은 나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주변사람들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마음과 정성이었다.
나의 작업은 종종 사람을 다치게 하고 마음을 상하게 했다.

이번 극단 Y의 연습 공개에 참여하면서 ‘과정에 집중한다.’는 태도로 작업에 임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과정이 아름다우려면 우리의 태도는 어때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되뇔 수 있었다. 일종의 정신적인 사치를 선물 받았다.
과정에 집중한다는 것은 각오가 필요한 일이다.
과정 속에 있는 모든 인간을, 관계를, 사건과 사고를 사랑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불의와 불화. 강제와 강요. 미심쩍음과 침묵. 누군가의 희생. 억압과 묵과. 무언의 합의와 배제.
내가 익숙해져 있던 것들에 대한 딴지에 기꺼이 참여했다. 곰곰하게 고려해야할 이슈를 선물받았다.

유난하고 사소한, 섬세하고 예리한 발언이 난무하는 자리에서 발견한다. 우리 팀 스스로를 관찰해야 할 소실점의 좌표를 다소 확인한다.

오늘 본 것을 프로젝트 공공연희의 언어로 옮겨온다면?

팀 내에 갈등이 발생한다면,
대리인을 당사자 외부에서 선정하여,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부여한다.
- 권리장전 中

감동적인 문구였다.
갈등에 대해 진지하게, 그 해결 방안에 대해 접근한 적이 있었던가.
하는 자성을 하게 하는 결정적인 한마디를 꼭 언급하고 싶다.

2019년 5월 31일 금요일

[화학작용 4] 실험관찰보고서 2탄 : 프로젝트 하자, 극단 배우들, 丙 소사이어티


극단 배우들의 실험,
“열정 없이 연극하기”에 대한
프로젝트 하자의 관찰

@ 이대 하람 스튜디오

▷ 극단 배우들 × 프로젝트 하자 연습현장 스케치 영상(http://bitly.kr/fkc6Gf)


극단 배우들의 연습에 참여한 소감을 이야기한다면?


1. 극단 배우들 팀은 ‘열정 없이 연극하기’를 시도하며, 전시 형태의 발표를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열정을 명분으로 한 착취, 부당한 폭력이 없는 연극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배우들의 생각을 모으고 있었습니다. 전시 역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같이 고민하고, 생각을 떠올리게 만드는 질문들, 인터뷰 위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2. ‘열정이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으로 함께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열정은 추상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각자의 개념이 다를 것입니다. 크게는 1) 사랑하는 마음, 애정 2) 뜨겁고, 온도가 높은 것 3)에너지원, 동력 이라는 개념이 ‘열정’에 대해 비슷하게 생각하는 지점이었습니다. 이러한 마음이 문제가 될까요? 왜 우리는 열정 없이 연극하기에 대해 고민할까요?
2-1. 문제는 ‘열정’ 그 자체가 아니라, 열정을 왜곡 또는 강요하며 ‘착취’하려는 시스템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정리되었습니다.

3. 열정이 아닌 다른 기준으로 연극하는 롤 모델이 없어서, ‘열정 없이 연극하기’가 잘 상상되지 않았습니다. 열정 없이 연극하는 주변 연극인들을 보면, 목적이 사라지고 수단만 남은 모습뿐이었습니다. 열정 없이 창작하기는 모든 세대를 아울러 창작자라면 고민해봐야 할 명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냉정으로 연극하기를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냉정으로 연극하기라는 것은 규약, 계약, 이성, 비판 등의 가치를 연극의 새로운 시스템 구축에 활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4. 행복 지수처럼 열정을 수치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열정의 수치가 낮다면, 그 사람은 어떠한 작업을 하고 있는지 조사해보는 것이 ‘열정 없이 연극하기’를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열정의 기준점은 각자 다르기에, 열정을 이루고 있는 요소를 세분화 시켜 개인별로 공식을 만든 후 열정 지수를 도출해낼 수 있다면 열정 없이 연극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어떤 모습일지, 또한 열정으로 연극하는 사람들은 꼭 문제인지 다양한 롤모델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가 하나의 가치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창작의 언어, 작업 방식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오늘 본 것을 프로젝트 하자의 언어로 옮겨온다면?


1. 행복 지수라는 말이 나와서, 참관 다음 날 프로젝트 하자의 행복지수 요소들을 정리해봤습니다. 다들 요소, 중요도가 달랐습니다 1) 같이 하는 사람들: 가치관, 관심 분야, 작품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비슷한지, 수평적 작업이 가능한지 2) 돈, 경제적 대가: 지금 나의 경제적 여건과 작업을 통해 기대되는 수입을 동시에 고려 3)작업을 통해 얻는 즐거움 정도 4) 현재 나의 몸, 마음 건강 정도 (생각보다 중요한 변수였습니다) 이를 공식으로 정리한 예시는 아래와 같습니다.

 Ex) 작품과 나의 접점 개수 * 구성원(수평적 작업 가능성+몰입도) + 돈(기대수입+현재수입)/시간
 Ex) 건강(몸+마음)+구성원(가치관의 비슷한 정도+존중, 인정 가능성) + (나의 작품 애정도 * 너의 작품 애정도) + 기대 수입

2. 그동안 개인의 희생으로 ‘열정’이 유지되어 왔다는 점에서 프로젝트 하자는 깊이 공감하고, 실제로 이러한 문제점을 경계하며 화학작용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자는 ‘다수성, 보편성 없이 연극하기’를 시도하고 있는데, 다수성과 보편성이라는 단어 안에는 열정을 강요하는 집단의 폭력성, 기존 연극 시스템이 젊은 창작자들에게 바라는 온도가 포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정이란 말로 포장된 착취 없이, 각자의 영역을 지키고 존중하며 적절한 거리감(냉정)으로 연극 만들기를 시도해보고 있습니다. 극단 배우들의 연습실 참관은 동시대의 창작자들끼리 맞닿는 지점을 고민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로운 시간이었습니다.



* * *

丙 소사이어티의 실험,
진정성 없이 연극하기에 대한 
극단 배우들의 관찰

@ 혜화 작업공간 섬


▷ 丙 소사이어티 × 극단 배우들 연습현장 스케치 영상(http://bitly.kr/qHoHwV)


丙 소사이어티의 연습에 참여한 소감을 이야기한다면?


‘진정성 없이 연극하기’를 맡은 丙 소사이어티의 팀을 방문하게 되었다. 이 팀은 연극 <신토불이 진품명품>의 워크샵을 ’진정성 없이 연극하기‘로 화학작용4 페스티벌에서 시연할 계획이라고 한다. 전시와 퍼포먼스 위주의 공연형식을 띠며 진정성 없이 비극을 다루는 연극을 기획 중이라고 한다.

‘진정성 없이 연극하기’는 어떻게 진행될 수 있을까? 우리가 코미디를 연극으로 시연한다고 할 때 웃기려고 하기 보단 진지하게 했을 때 오히려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처럼 ‘진정성’이란 ‘진지함’으로 연결되기도 하며, 예술에선 떼어놓을 수 없는 단어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이에, 丙 소사이어티 팀은 이 진정성을 깨부수고자, ‘장난감’으로 연극하는 것을 선택하였다고 한다. 장난감으로 연극을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지, 장난감으로 연출을 하는 것인지의 대한 뜨거운 토론들이 오갔으며, 장난감 기차와 고무 찰흙과 도미노가 부딪히면서, 아무 의도가 없는 것들이 부딪히며 그 장면들이 비극을 일으키며 연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들로 공연을 구상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에 각자가 생각하는 연극적인 것과 비극성들의 대해서 다뤄보고, 관객이 보고 느끼는 것이 진정성이 나타나지 않을 거면 어떻게 해야할 지 의논하는 시간들을 가졌으며, 유명한 희곡의 장면들을 아무 의도 없이 갑자기 나타나게 하면서 비극을 나타내면 어떨지의 대한 토론들도 이어갔다.

이에 ‘극단 배우들’은 ‘진정성’이란, 관객들이 이것을 보고 어떤 마음을 들게 하는지와, 결국 연극과 예술은 주제를 향해 달려간다고 하는데, 그 주제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하면 모든 것들이 쉽게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을 했고, 자신들의 언어로만 토론해왔던 丙 소사이어티 팀도 참고해보겠다며 관찰을 마치게 되었다.

오늘 본 것을 극단 배우들의 언어로 옮겨온다면?


사실 ‘진정성 없이 연극하기’ 와 우리가 맡고 있는 ‘열정 없이 연극하기’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열정’이란 단어와 ‘진정성’이란 단어가 가지고 있는 힘이 비슷하며, 열정으로 임하고,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기 위해서 늘 들어와야 했던 말이라고 생각한다.

‘극단 배우들’ 역시 진지함으로 생각되는 사람들(?)이 뭉쳐서 만든 집단이고, 이에 작업방식도 치열하고 진지하게 진정성으로 작업에 임했다.

이번 참관을 하면서 제일 많이 느낀 것은, 연극의 기초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연극의 기초, 연극은 즉 play, 놀이이다. 뛰어 놀고 그 안에서 몰입하면서 주제를 나타내는 것인데, 우리는 어느 순간 대단한 예술을 하기 위해서, 기초적인 것보다는 어떻게 창의적인 더 좋은 예술을 보여줄까에 대해서 집중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번 丙 소사이어티 팀을 보며, 연극의 기초. 사람들이 보고 놀이라고 생각하면서 진정성 없이 바라보는 것이 너무 어렵다 라는 생각도 들고, 화학작용 4를 발전시켜서 어떤 작업이 나오게 될 지 궁금하기도 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