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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20일 수요일

부유하는 삶을 위한 한 편의 동화 : 영화 <젤리피쉬>

by 백인경


지난 11월 12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아트시네마 (http://www.cinematheque.seoul.kr)에서 열린 이스라엘 영화제에서 5년만에 <젤리피쉬>를 스크린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나는 왠지 이스라엘 하면 모래바람이 부는 노란 빛의 하늘과 서걱거리는 공기를 떠올리며 이것이 LP판이 내는 따뜻한 잡음과 오래된 필름의 낡은 빛과 닮아있다고 생각하곤 했다. 대규모도 아니고, 세련된 CG와도 무관한 영화지만 그래서 디지털 디바이스와는 더 어울리지 않는 영화 <젤리피쉬>.

무언가에 ‘대하여’ 쓴다는 것은 해석 보다는 번역의 여정이다. 비언어적인 것을 언어로 번역하는 동안 유실되는 것들. 문장으로 포획할 수 없기에 눈 앞에서 상실되어 가는 것들을 온 마음으로 애도하는 동안, 쉴 새 없이 깜빡이는 커서의 비트에 따라 키보드 위에 얹어진 손가락 끝이 부들부들 떨려온다. 이내 영화에 대해 말하는 것을 포기하고, 영화 <젤리피쉬>를 둘러싼 소소한 이야기들로 영화에 대한 감상을 대신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았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2013년 11월 2일 토요일

구일만 햄릿

by 에스티

이 글은 첫 인상을 중심으로 서술했습니다. 아래 링크의 글에서는 보다 상세한 공연 분석을 시도했습니다. 

"<구일만 햄릿>과 동시대 한국 다큐멘터리 연극의 스펙트럼", <안과밖> 제39호, 2015. 

***


그들이 <햄릿>을 택한 것은 무척이나 잘한 선택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어, 뭔가 어설픈데, 괜찮은걸!' 보는 당시에도 돌아오는 길에도 마음에 드는 공연을 보았을 때만 얻는 어떤 쾌감이 있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마음 한켠이 계속 불편하고 무겁다. 

해고된 지 7년. 그날은 정확히 2469일째 날이었다. 아마 내가 그들 주변인이었다고 하더라도 이제 그만 새 일자리를 찾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으리라. 이 순간 나는 이제 그만 상복을 벗어버리라고 말하는 거트루드가 된다. 

"햄릿, 그 어두운 상복을 벗어버리고 폐하께 좀 더 정답고 부드러운 눈길로 대하거라. 언제까지나 그렇게 눈을 내리깔고 돌아가신 아버님만 흠모할 것이 아니다. 누구나 한 번은 이승에서 영겁의 세계로 떠나는 법이다." (신정옥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