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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6일 토요일

지독한 밀리터리 가스펠 뮤지컬: <해피 투게더>

by 에스티
이수인 작, 연출 <해피 투게더>
2013.11.15-12.15
아트센터K 동그라미극장

이전에도 같은 제목을 사용한 영화와 드라마가 있었지만, 난 그 둘 다 제대로 본 적이 없다. 내 주변에는 아직도 장국영을 기억하고 그리워 하는 여자들이 많지만, 나란 남자는 그에게 한번도 마음을 줘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그리고 이병헌과 전지현이 남매로 나왔던 연속극의 제목 또한 그러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 또한 이병헌이 2군 야구선수로 나왔다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 전 해에 방송된 <미스터Q>의 경우 본방사수를 할 수 없어 비디오로 녹화까지 해서 봤었지만, 서울에 상경한 이듬해 나는 그만 TV드라마에 흥미를 잃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혹시 더 있을까 싶어 위키백과를 검색해보니 예전에 노래하다가 틀리면 머리 위에 쟁반이 떨어지던 그것 역시 같은 이름을 사용한 예능 프로의 한 꼭지라고 한다. 다함께 행복을 누리는 것만큼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함께 있어서 행복하고 나의 행복을 함께 나눌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원대한 포부가 없더라도 이정도는 누구나 꿈꾸는 소망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할 때가 많고, 이 이름이 여러가지 형태의 예술 작품의 제목으로 반복되는 것은 우리 주변에 이 소망이 결핍되어 있음을 반증해준다. 11월 15일 개막한 동명의 연극은 이 제목을 가장 반어적으로 사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2013년 11월 12일 화요일

무겁고, 삐딱한 사회극 - 바람이 쌩쌩 불던 날, 극장에 가고 싶지 않았다.

by 산책

(이번 글은 다소 감정적인, 또는 개인적인 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0월은 5편,  11월은 4편의 연극을 예매했다. 한정된 시간과 돈을 고려해 고른 작품들이었다. 극장에 가는 것은 내게 공부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즐거운 “놀이”이기 때문에 꽤 고심해서 작품을 고르게 된다. 그런데, 11월에 예약한 첫 공연에 나는 가지 않았다.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일정에 피곤했고, 방바닥은 알맞게 뜨끈했으며, 곧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 마지막 편 – 완성된 노래와 그들의 퍼포먼스가 너무 궁금했다)이 할 시간이었다. 시간을 흘끔거리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앉았다 일어섰다 했지만 결국 나는 공연을 보러 가지 않았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내가 보러 가지 않았던 작품은, 막을 내렸다.

왜, 돈을 내고, 작품을 예매하고도, 바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극장에 가지 않았나. 여러 모로, 나는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누구를 향한 미안한 마음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너무 피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