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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2일 화요일

무겁고, 삐딱한 사회극 - 바람이 쌩쌩 불던 날, 극장에 가고 싶지 않았다.

by 산책

(이번 글은 다소 감정적인, 또는 개인적인 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0월은 5편,  11월은 4편의 연극을 예매했다. 한정된 시간과 돈을 고려해 고른 작품들이었다. 극장에 가는 것은 내게 공부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즐거운 “놀이”이기 때문에 꽤 고심해서 작품을 고르게 된다. 그런데, 11월에 예약한 첫 공연에 나는 가지 않았다.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일정에 피곤했고, 방바닥은 알맞게 뜨끈했으며, 곧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 마지막 편 – 완성된 노래와 그들의 퍼포먼스가 너무 궁금했다)이 할 시간이었다. 시간을 흘끔거리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앉았다 일어섰다 했지만 결국 나는 공연을 보러 가지 않았다.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내가 보러 가지 않았던 작품은, 막을 내렸다.

왜, 돈을 내고, 작품을 예매하고도, 바쁜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극장에 가지 않았나. 여러 모로, 나는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누구를 향한 미안한 마음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너무 피곤했다.


2013년 10월 8일 화요일

웃기기 참 힘들겠지만, 웃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아리스토파네스 작, <구름> , 남인우 연출, 남인우, 김민승 공동 극본,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 극장

by 산책

화창한 휴일 오후, 보조석까지 놓인 극장은 관객으로 가득 찼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왜 이 좋은 휴일에 아리스토파네스를 보러 왔을까, 조금 의아했다. <구름>은 2500년 전의, 그리스 희극인데다가(작가의 말 처럼 “비극도 아니고 희극”), 전작인 <개구리>는 이런 저런 말도 참 많았던 작품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공연은 쉽게 권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티켓이라도 선물해 주면 모를까, 도대체 누구에게 자기 돈 내고 이런 공연을 보러 가자고 해야 할 지, 참 쉽지 않다. 그래서 이렇게 날이 좋은 휴일 오후, 애써 햇빛을 즐기며 극장 마당에 앉아 있는데, 사람들이 정말 많이 온다. 아니, 아리스토파네스가 그렇게 유명한가? 이 사람들은 다 자기 돈 내고 스스로 극장을 찾은 유료 관객들인가? 그러는 나는 여기 왜, 혼자 앉아 있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