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1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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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_산책

생각해보면, 4월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느낀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학부 시절 도합 10년은 중간 고사로 몸살을 앓았습니다. 날이 따뜻해지고, 꽃은 피는데, 독서실이나, 학원, 도서관에 앉아 책이나 들여다 봐야 하는 신세를 가끔 한탄하며, 그렇다고 나가 놀 용기도 없이 그렇게 자리를 지켰습니다. 대학원 시절도 마찬가지입니다. 시험이라는 지루한 체제에서는 벗어났지만 발표와 과제는 끊임없이 밀려들었고, 아르바이트로 했던 과외 때문에 중간 고사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다 좋은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2014년부터 4월은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프고 잔인한 달로 기억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도 침몰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고, 유족들은 얼마 전 울면서 삭발했습니다. 보상금이 4억이니 말이 많지만 유족들의 억울한 그 마음들은 그 누구도 제대로 풀어주지 못한 듯합니다. 사실 이유도 모르고 자식 잃은 슬픔을 그 누가 제대로 보상할 수 있을까요. 오랫동안 슬프고 무기력했지만, 아마 저는 그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하여 이럴 때, 연극이, 연극을 공부하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질문들을 던지다가도 막막한 기분이 듭니다. 분명 서울에서,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데 완전히 다른 세계에 살게 된 것 같은, 그래서 표류하고 있는 기분입니다.

이번 한 달, 극장에 가지 않는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골라 둔 작품을 보고 올 수 있을지 사실 자신이 없습니다.




<노란 봉투> 4월 3일 ~ 5월 10일, 연우 소극장

<노란 봉투>는 “’손해 배상 가압류’문제와 ‘세월호’사건을 다룬 작품’”이며, “잊지 않기 위해 질문을 던진다”고 합니다. “연극은 무엇이고, 극장인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쉽게 답할 수 없겠지요. 극장에 앉아 같이 고민해보는 것만으로도 기회가 될 수 있을까요?


<돌아 온다> 4월 16일 ~ 4월 26일, 동양예술극장 2관

막걸리를 마시면 그리운 사람이 돌아온다는 액자가 걸린 식당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소문을 듣고 식당으로 몰려옵니다. 그런 식당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부질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뻔한 기대라는 것을 알면서도 위로 받고 싶은 마음에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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