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산책
왜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인지, 알려주세요.
공연은 극중극중극의 다소 복잡한 구조이다. 카페 주인이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카르멘』을 읽어 주면서 이야기가 시작되고, 카페주인은 『카르멘』의 극중 화자, 죠반니가 된다. 돈 호세와 카르멘의 이야기는 죠반니가 돈 호세를 만나 듣게 된 이야기인 것이다. 카페 주인 박준석이 책을 펴 읽어 내려 가다가 옷을 바꾸어 입고, 안경을 쓰고, 모든 준비를 마치면, 또박또박 읽어 주던 글은 이제 죠반니의 말이 된다. 글에서 말로, 카페 주인에서 극중 화자로 변모하는 장면은 매우 신선했다. 박준석이 읽던 책은 나비처럼 날아가고, 카페는 스페인의 한 도시가 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관객들은 죠반니의 안내에 따라 돈 호세와 카르멘을 만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돈 호세와 카르멘이 처음 등장할 때, 모두 얼굴을 가리고 있다는 것이다. 관객에게 마치 네 마음 속의 돈 호세와 카르멘을 불러 내라는 것처럼, 결국 무대에서 보여지는 것은 관객 자신의 눈에 달려있다고 하는 것처럼. 그러나 나의 경우 이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두 사람 모두 얼굴을 드러냈을 때,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