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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16일 월요일

2015년 3월 장바구니

글쓴이_산책

설연휴, 지난 장바구니에서 소개한 대로 <해롤드&모드>와 <비극의 일인자>를 보았습니다. 새해는 시작하는 기분을 내고 싶었는데 죽음에 대한 연극을 하루 걸러 두 편 관극해서 그런지, 생이라는 것이 그저 허무하게, 연극의 허상이 그저 허공에 붕 뜬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강하늘 배우의 연기는 기대 이상이었고, 박정자 배우는 정말 귀여운 팔십 노인 그 자체였으나, 죽기 딱 좋은 80세 생일 곱게 죽음을 맞는 모드와 그녀를 사랑하게 된 소년 해롤드의 이야기는 현실과 너무 먼 것이었습니다. 설 연휴에도 요양원에서, 혹은 홀로 집에서 지리한 생을 이어가는 노인들을 생각해봤습니다. 모드처럼 자유롭게, 세상의 질서나 통념에 구애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노인들이 얼마나 될까. 모드처럼 자신의 죽음을 아름답게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비극의 일인자>의 경우는 더욱 심각했습니다. 고일봉이 죽은 아내로부터 전해 듣는 충격적인 두 가지 사실은 “자신이 죽는 것으로 썼던 극중 인물이 실은 죽지 않았다는 사실”과 죽었다고 생각한 아내가 죽지 않고, 살아 있다고 생각한 "고일봉 자신이 이미 죽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이런 식스 센스 급 반전은 공연 중반 이후 지루하게 예측되었고, 특이하게 삽입된 연극적 표현들은 어떤 의미를 포험하고 있는지 알 수 없게 툭툭 튀어나오며, 극에 몰입하는 것도 그런 장면을 통해 다른 무엇을 상상하는 것도 방해하고 말았습니다. 연극은 허구이지만, 배우와 관객이 같은 시공간에 존재하면서 실제감을 나누어 가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작품은 오로지 무대 위에서 이루어진 작품이었습니다. 관객들은 그저 그들의 연기, 이야기를 가만히 보고 있을 수밖에, 공연이 끝나고 객석에 불이 켜진 후 내쉰 한숨으로만 그 심정을 대변할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

꾸물거리다 3월 작품 예매가 늦었더니 보고 싶은 작품은 두 작품 뿐이네요. 부디 고르고 고른 이 작품들이 깨달음과 즐거움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소뿔 자르고 주인 오기 전에 도망가 선생> 3월 12일 ~ 3월 29일, 남산 드라마센터 

공연정보 보기

남산 예술 센터의 2015년 첫 작품입니다. 포스터에서도 느껴지듯이 B급 정서를 오롯이 보여줄 것 같습니다. 현실과 허구를 넘나 들며 극중극중극을 이어간다는 소개는 이제 익숙한 수사지만, 이 작품은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지(또 성공할지) 궁금합니다. “굉장히 유치하고, 과장된 새로운 장르”, “만화보다 더 만화같고,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형식을 통해 연극적 유희성을 획득하는 한편, 관객들에게는 사유의 계기를 제공하고자”한다는 소개도 마음에 드네요.

<3>, 3월 13일 ~ 3월 29일, 국립극장 달오름 

공연정보 보기

초연도 재연도 놓쳐 아쉬운 마음이었는데, 재공연을 한다는 소식에 예매했습니다. 공연할 때마다 호평을 받는 작품인데, 어떤 점이 사람들의 마음에 가 닿는지 저도 가서 보고 오겠습니다. 사실 2013년 <안티고네>에서 만난 신구 배우의 연기는 다소 실망스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자리를 오래도록 지킨 분들이 보여줄 그 깊이를 기대합니다. <소뿔>과 달리 연극 본연의 표현과 관습(convention)을 유지하는 작품일 것입니다. 두 작품의 관극 경험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같습니다. ㉦

2015년 1월 5일 월요일

2015년 1월 장바구니

글쓴이_산책

얼마 전(이라고 하지만 벌써 작년) <힐링캠프>에 소설가 김영하씨가 출연했습니다. 이렇게 암울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감성 근육을 키워야 한다는 그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자신은 소설가니, 책을 읽는 것으로 그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작년 이맘때, 장바구니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많이 보고 많이 쓰리라, 많이 생각하고 많이 느끼리라고 다짐했으나, 그 약속을 저 자신에게도, 또 독자들에게도(스크린 너머 어딘가 누구 있는 것, 맞죠?)지키지 못했습니다. 극장에 가는 것을 그렇게도 좋아하던 제가, 모든 일에 관심이 없어졌던 건, 김영하 씨의 표현을 빌리자면, 제 마음의 감성 근육이 모두 쓸모없는 지방으로 변질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다사다난한 2014년을 보내면서 각각의 사건들을 쉬이 흘려 보내지 못하고 아파하고, 슬퍼하고 무기력하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마음의 근육을 다시 키워보려 합니다. 누군가의 삶을 지켜본다는 것, 이야기를 듣고 보고 말하는 것은 아직 닥치지 않은 일, 상상만 했던 일, 닥치지 않을 것이지만 두려운 일들에 마음을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해줄 테니까요.

본격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전, 워밍업 하는 심정으로 가볍게 예매한 장바구니를 소개합니다.

<치킨 게임>, 1월 8일 ~ 10일, 두산 아트 센터, 스페이스 111 


가볍게 예매한 마음과 달리 내용은 가볍지 않을 것 같은 <치킨 게임>입니다. 두산아트센터는 아래와 같이 공연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극단 파랑곰의 연극 <치킨게임>은 2014 두산 빅보이 어워드 선정작으로 사회, 정치적 이슈를 방송 토론쇼 형식을 다룬 블랙코미디이다. ‘치킨게임’은 어느 한 쪽이 양보하지 않을 경우 양쪽이 모두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는 정치학 용어로 극 중 진행되는 토론쇼 이름이기도 하다.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등 민감한 사안을 다루지만 중간 중간 등장하는 게임과 대국민문자투표로 공연은 하나의 ‘쇼’처럼 진행된다. 국가정보원 원장과 야당 국회위원이 출연하여 설전을 시작하고 출연자들은 ‘치킨게임’을 하며 점점 토론보다 게임과 승부에 집착한다.


치킨 게임에 대해 처음 배운 것은 학부 시절, 협상의 이해와 실제라는 과목을 수강할 때였습니다. 무척 치사한 방법이라고, 북한이 이런 방법을 많이 쓴다고 했던 교수님의 말이 떠오릅니다. 이런 작품은 무엇보다 재기 발랄한 유머를 꼭 가지고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인물은 희화화될 것이고, 상황은 우스꽝스럽게 흘러가겠지요. 그 안에서 어떤 문제를 날카롭게 다루는지 기대됩니다. 1인 1매 한정이지만 무료로 공연하니 관심 있는 분들은 두산 아트 센터 홈페이지에서 예약하시면 됩니다.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 ~ 1월 11일,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 


연말에 많은 분들이 이미 관람하신 것 같은데, (표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하네요) 저는 뒤늦게 궁금해져서 예매했습니다. (벌써) 작년 여름에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도 재미있게 관람했습니다. 재치있게 작품을 풀어냈고, 적절한(?) 수위 조절로 많은 어른들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았던 작품입니다. (무려) 마당 놀이의 세대 교체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는 이 작품에서 마당놀이라는 형식과 익숙한 <심청이>라는 텍스트를 어떻게 조화롭게 만나게 될지 궁금합니다. 극장식 마당놀이가 성공한다면 또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 가능해질 것이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고전을 재해석하는 과정에서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을 어떻게 재기발랄하게 담아내는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리타>, ~ 2월 1일, DCF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


공효진, 강혜정 배우 때문에 한껏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리타>를 예매했습니다. 꽤 긴장감 넘치는 예매였는데요, 다들 여배우의 무대 연기가 궁금한가 봅니다. 물론 저도 최화정씨가 출연한 초연 당시 이 작품을 관극했는데, (그리 인상깊은 내용도 아니었는데) 또 예매한 것은 두 여배우가 궁금해서입니다. 그래도 과거와 다른 질문을 품어 봅니다. Educating Rita를 왜 이전에는 <리타 길들이기>라고 번역했을까요? 배움에 관심 없던 여성이(그것도 미용사라는 여성적인 직업을 가진 리타)가 학문과 배움에 눈을 뜬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21세기 한국에서도 그 내용에 공감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2014년 9월 6일 토요일

9월의 장바구니

산책

독자 여러분 안녕하셨나요? 모니터를 앞에 두고 인사를 건네자니, 무척 쑥스럽습니다. 그러나 7월, 8월 연재를 쉬었기 때문에 혹, 무슨 일이 있는 걸까 궁금증을 가진 분들이 있을지 몰라(정말 아름다운 상상이군요) 인사로 시작합니다. 답답한 세상 일들은 여전하지만,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찾아 왔습니다. 바람이 솔솔 불고 하늘이 높아지니 조금 마음이 새로워집니다. 지친 마음을 추스르며 다시 공연을 검색하고 예매를 시작했습니다.

<즐거운 복희>, 8월 26일 ~ 9월 21일, 남산 예술 센터 



어떤 사람을 착하다고 할 수 있을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복희에게 슬픔이 강요됩니다. 줄거리를 살짝 살펴보니, 그녀에게 슬픔을 강요하는 것은 다름 아닌 “돈”입니다. 제목처럼 복희는 슬픔을 벗어내고 즐거움을 느끼며 홀로 설 수 있을까요? 아름다운 호숫가 펜션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용기를 내어 자신의 이야기를 밝힐 때, 혹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이야기가 드러났을 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방식으로 그 이야기를 탐닉하고, 소비합니다. 교통사고도, 화재도, 아직도 끝나지 않은 세월호 사건도 이야기가 자꾸만 덧입혀집니다. 사람들은 인물과 성격을 창조하고, 이야기를 만들어 냅니다. 그 가운데 누군가에게는 슬픔이 강요되고, 누군가에게는 우울감, 또는 넘치는 희망이 강요됩니다. 보고 나와서 마음이 편치만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남산 예술 센터의 원형 무대에 구현될 호수, 복희 이야기를 넘어서서 작가가 보여주는 우리 사회에 대한 통찰, 이런 것들을 기대하고 극장에 갑니다.

<위키드>, ~ 10월 5일, 샤롯데씨어터 

 

영국 여행에서 뮤지컬 관람을 빠뜨릴 수 없지요. 가난한 여행자였지만 당일 할인 찬스를 이용해서 <위키드>를 보았습니다. 극장 내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게 해주는 것에 즐거워하고, 작품에 감동해서 숙소로 돌아왔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위키드>가 한국에 많이 알려진 작품이 아니라 함께 여행 중이던 친구는 다른 작품을 보러 갔었는데, 다음 날 친구를 데리고 가서 한 번 더 <위키드>를 보고 왔습니다. 어찌나 뿌듯하던지요! 한참 동안 뮤지컬 넘버도 열심히 들었습니다. 아시아 팀이 대한했을 때 한 번 더 작품을 보았는데, 그때는 처음과 같은 감동을 느끼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한국인 캐스팅으로 진행될 때도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작년에 시작된 작품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꽤 놀라운 것 같습니다. 여전히 많은 관객들이 작품을 찾아주나 봅니다. 추석 연휴에 제공되는 할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예매했습니다. 한국어로 부르는 노래들이 어떨지(번역은 어떨지), 한국 배우들이 연기하는 등장 인물은 원작과 어떻게 같고 다를지 궁금합니다.

<노란 벽지> 9월 25일 ~ 9월 27일,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 




서울 국제 공연예술제(SPAF)가 9월 25일 시작됩니다. 총 21편의 작품이 공연되는데, 다양한 해외 초청 작품 뿐 아니라 극단 목화와 연희단거리패의 작품 등 국내 초청 작품들도 기대해 볼 만 합니다. 각 작품의 공연 기간이 매우 짧고 이미 조기 예매 등이 진행된 터라 티켓을 구하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관심 있는 작품에 좌석이 남아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예매하세요! <노란 벽지>는 SPAF의 첫 작품으로, 동시대 최고 연출가로 평가되는 독일의 케이티 미첼의 연출작입니다. 벽지 속에 어떤 존재가 갇혀 있다고 믿는 주인공은 어떻게 될까요? (<괜찮아 사랑이야>의 장재열(조인성 분)같군요!) 라이브 필름 퍼포먼스라는 새로운 방식이 그녀의 이야기와 감정들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리라 기대합니다. ㉦

2014년 6월 2일 월요일

산책의 6월 장바구니

얼마 전 지인이 제게 “볼 만한 작품을 좀 추천해 달라”고 연락을 해 왔습니다. 저는 매달 저의 장바구니를 올리기 때문에, 속으로 다소 의아해 하며 고선웅 연출의 <푸르른 날에>를 추천했습니다. 필명을 쓰고 있기 때문에 이 글을 제가 쓰는 건지 모를 수 있다는 추측과 (이건 괜찮습니다), 제가 보는 작품 말고, 다른, 더 재미있는 작품을 추천하라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이건 좀 마음이 아픕니다) 6월에 고른 작품을 소개합니다.


도이체스 테아터 - 〈도둑들〉, 6월 4일 – 6월 6일, LG 아트센터 

독일의 대표 극장인 도이체스 테아터의 첫 내한 작품입니다. <도둑들>의 작가 데아 로어와 연출 크리겐부르크는 모두 독일에서 주목 받고 있는 예술가이며, <도둑들> 역시 연극평론지 테아터호이테 선정 최고의 무대디자인상, 뮌하임 연극제 관객상 등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한국에서 조기 예매가 1월 중순에 시작될 만큼, 이 작품에 대한 관심이 큰 것 같습니다.

이 공연에서 가장 기대되는 것은 거대한 수레바퀴가 돌아간다는 무대입니다. 돌아가는 수레바퀴는 잡아 둘 수도, 앞당길 수도 없는 우리의 시간과 닮아 있을 것입니다. 무대 위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삶이 얼마나 나의 삶과 닮아 있을지, 그래서 내게 어떤 의미로 다가올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그들의 도둑 맞았다는 현재가 너무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공연 시간이 무려 210분이기 때문에, 가기 전에 꼭 식사를 해야 할 것 같고, 잠도 충분히 자고 가야 할 것 같네요.



극단 인어, <배우 할인>, 6월 5일 ~ 6월 15일, 선돌 극장, 6월 17일 ~ 7월 6일, 나온 씨어터 


이번 달엔 무슨 작품을 볼까, 이리 저리 검색하던 중 발견한 작품입니다. 먼저 포스터가 눈에 띄었고, <배우 할인>이라는 제목의 의미가 궁금했습니다. 배우들을 통해서 할인 받는, 그 배우 할인을 말하는 것일까요? 원제는 <극장 속의 인생(A Life in the Theatre)>으로, 2013년 2인극 페스티벌에서 연기상을 수상했다고 하네요. “극장 속의 인생”, 그것도 대학로, 소극장 속의 인생이라면, 우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슬픈, 어쩌면 뻔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뻔할지도 모르는 이야기를 무대에서 어떻게 보여주는지 기대하며, 다른 사람의 생을 엿보는 것으로 내 생을 돌아 볼 수 있기를 바라며 예매합니다.





극단 달나라 동백꽃, <뺑뺑뺑>, 6월 19일 ~ 7월 6일, 선돌극장


예매하고 보니, 이번 달에는 선돌 극장을 두 번 가네요! 이 작품은 지난 2월 남산예술센터에서 낭독 공연으로 먼저 선 보였는데, 그때 보러 가지 못해서 아쉬웠던 작품입니다. 저는 과거와 현재를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방식을 무척 궁금해 하는데, 한국의 근현대사(무려!)를 다룬다는 작품의 이야기 구성과 연출이 무척 기대됩니다. 소개된 줄거리를 보니 과거와 현재가 계속 맞물리며 시간이 재구성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올해 유난히 한국사를 다룬 작품들을 많이 관극 했습니다. <환도 열차>가 그랬고, <알리바이 연대기>, <푸르른 날에>도 그렇고요. 친구들에게 이 작품을 소개하니, “또 한국사!”라고 할 만큼! 그만큼 우리가 역사를 되돌아 봐야 하는 숙명적인 시기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무거운 마음이 들지만, 달나라 동백꽃 특유의 재치 있는 무대를 기대합니다. 이제서야(!) 배우들 이름과 얼굴을 조금씩 외우고 있는 제가 좋아하게 된 배우들도 많이 출연하네요!


연극이란 것이 늘 그렇지만, 이번 달에 고른 작품들은 특히 무대 위에 오른 인물의 삶을 지켜보아야 하는 작품들입니다. 그러나 너무 무겁지도, 너무 어렵지도 않은 작품들이라 생각됩니다. 작품을 고르고, 이 글을 쓰고 보니, 제가 제 삶을 더 잘 살아 내고 싶은 것 같습니다.

2014년 5월 12일 월요일

5월 장바구니

by 산책

배가 바다 속으로 가라 앉았고, 감히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마음의 생채기는 쉽게 잊혀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꼬박 일주일은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고, 그 이후로도 여전히 쉽게 웃고, 떠들기가 힘이 듭니다. 그래서 5월의 장바구니도 무척 늦었습니다. 기다리시던 독자 분들이 계셨다면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4월에 예매해 둔 <노래하는 샤일록>을 겨우 보고 왔습니다. 도무지 웃고 싶지 않았고, “배”를 언급할 때마다 가슴을 꼭 여며야 했습니다. 공연도, 글도 다 재미없다고, 당분간 아무것도 하지 말자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뷰티플 민트 라이트가 강제로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예술은 대체 뭘까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금, 노래를 하고, 듣고, 공연을 하고 보는 것은 (강제로 취소 되어야 할만큼) 부적절한 일인걸까, 그런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저는 연극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라 굳게 믿습니다. 때로는 위로를 받을 것이고, 때로는 정신을 번쩍 차리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무기력감을 떨치고, 힘을 내서 5월 공연들을 예매했습니다. 공교롭게도 5월에 고른 작품들은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은 우리 사회의 이야기들입니다.



아버지 역의 남명렬 배우와 소년 재엽 및 재진 역을 맡은 지춘성 배우 (2014 서울연극제 연기상 수상)
사진제공: 국립극단

<알리바이 연대기>, 4월 25일 – 5월 11일, 국립극단 백성희 장민호 극장, 김재엽 작, 연출 

2013년에 제50회 동아연극상 작품상, 희곡상, 연기상 2013 제6회 대한민국연극대상 연기상, 무대예술상 2013상을 수상했고, 한국 연극평론가협회 공연 베스트 3, 월간 한국 연극 공연베스트 7로 선정되었습니다. 수상 내역, 선정 순위와 관계없이 2014년 지금부터 1930여년까지 우리 사회의 중요했던 사건들을 아버지의 삶, 형과 나의 삶과 연결시키며 새로운 방식으로 되돌아 보게 만든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장바구니가 게시될 때는 이미 막을 내렸을 것입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보신 것 같지만, 아직 못 보신 분이 있다면 이번 가을에 열리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도 공연된다고 하니 조금 기다리시면 다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알리바이 연대기> 리뷰 보기




<황금용>, 5월 9일 – 18일, 서강대학교 메리홀, 윤광진 연출 

이 작품 역시 2013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김상렬 연극상을 수상했으며,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베스트3', 한국연극지 선정 '베스트7', 에 선정된 작품입니다. 사실 이 작품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는데, 주위의 추천을 받아 예매하게 되었습니다. 극중 황금용은 식당 이름입니다. 이 식당은 불법체류자들이 일하는 곳입니다. 이들은 아파도 병원에 갈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정당한 국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행복하냐, 그것도 아니랍니다. 이주민과 사회 구성원들의 생활을 48개의 장면으로 보여주며, 배우들은 여자, 남자 뿐 아니라 곤충으로도 분한다고 합니다. 독일 극작가의 작품이지만 단일 민족을 자랑해 오던 우리 나라도 더 이상 이주민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점에서 생각해 볼 만한 점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푸르른 날에>, 4월 26일- 6월 8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 센터, 고선웅 연출 

이 작품은 작년에 이미 관극했습니다. 작년에도 많은 이들에게 소개했고, 올해 역시 많은 이들에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한 번 더 보려고 합니다. 5. 18을 다루고 있지만, 작품이 시종일관 무겁거나, 윤리적인 판단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대단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각자의 삶이 역사 속에서, 또 사회 안에서 자유로울 수만은 없다는 것, 그러한 질곡을 빗겨가지 못한 사람들이 과거의 자신과 화해하는 것을 우리는 목격하게 됩니다. 이러한 화해가 지금 우리에게 힘과 위로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

<푸르른 날에>를 다룬 이전 리뷰들

2014년 4월 7일 월요일

4월의 장바구니

by 산책


<히스토리 보이즈>, 3월 14일 ~ 4월 20일,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히스토리 보이즈>는 영국의 앨런 베냇의 대표작으로,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역사를(그리고 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그들의 선생님의 이야기입니다. 영국 초연(2004년) 당시에도 호평을 받고 브로드웨이에 진출하였을 뿐 아니라 영화로도 개봉되었다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도 작년 3월 연강홀에서 초연되었고, 올해 재공연하게 된 작품입니다. 특별한 소개가 필요 없을 만큼 많이 알려진 작품인데 저는 이제서야 좀 궁금해져서 뒤늦게 예매했습니다. 벌써 많은 분들이  보신 것 같고, 작품이 좋고, 또 멋진 배우들이 많이 출연해서 그런지 여러 번 관극하신 (특히 여성 관객) 분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3시간에 달하는 공연 시간에도 불구하고, 또 고등학생들의 고민과 토론이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 데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들이 찾는 데에는 분명 어떤 에너지가 숨겨져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열정적으로, 그래서 아름답게 보일 그들의 토론 장면들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산책의 <히스토리 보이즈> 리뷰 바로가기



<바후차라마타>, 4월 5일 ~ 4월 20일,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 

“난 여잔 아니에요. 하지만 여자에 가까워요.”
3월 장바구니에서 소개한 <남산 도큐멘타>와 패키지로 예매한 작품입니다. 예매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궁금해서 입니다. 무대에서 여자도, 남자도 아닌 사람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나를 포함해서 관객들은 그 사람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무엇보다 그들을 그저 한 사람으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분법적인 성(性)의 구분’과 이에 맞서는 ‘대안적 젠더(제3의 성)에 대한 제안’도 좋지만 그저 사람으로서의 그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2부에서 관객들은 연극 속에 참여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만들어 지는 새로운 이야기와 소통 방식들도 기대해 볼 만 한 것 같습니다.

덧붙임: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좋은 삶이 있을 때 좋은 연극이 있는 것만큼, 좋은 연극이 좋은 삶을 이끌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갑니다.”라는 소개가 무척 마음에 드네요.

이예은의 <바후차라마타> 리뷰 바로가기


<노래하는 샤일록>, 4월 5일 ~ 20일, 국립극장 달오름 

이미 드라마인에는 <노래하는 샤일록>에 대한 리뷰가 게재되었습니다(http://www.drama-in.kr/2014/04/shylock.html). 국립극단의 셰익스피어 연작 중 두 번째 작품이지요. 첫 번째 작품인 <맥베스>도 즐겁게 관람했기에 사실 별다른 고민 없이 예매한 작품입니다. 제목이 <베니스의 상인>이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졌을지도 모른다고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제목에 대한 이야기 역시 에스티님의 리뷰를 확인하세요). 5월에는 <템페스트>도 예매하려고 합니다(템페스트는 4월 25일까지 예매 시 30% 할인을 받을 수 있답니다). 이렇게 셰익스피어 연작을 모두 관극하면 이 봄이 다 지나가겠네요. ㉦

2014년 3월 4일 화요일

3월 장바구니

by 산책



<유쾌한 하녀 마리사>, 3월 6일 ~  3월 23일, 두산 아트센터 Space 111

이 작품은 “이보다 더 웃길 수 없다! 포복절도할 막강 코미디!”라는 문구에 끌려 예매했습니다. 요새 실컷 웃을 일이 너무 없었습니다. 극장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같이 으하하하 웃고 나면 속이 시원할 것 같습니다. 예매하고 보니 <은밀한 기쁨>과 같은 극단인 맨씨어터에서 준비한 작품이네요. <은밀한 기쁨>에서 알콜 중독자로 분했던 서정연 배우가 자살하려다 하녀 마리사를 죽이게 되는 요한나를 연기한다고 합니다. 줄거리만 보면 남편은 바람을 폈고, 부인은 자살하려고 하고, 누군가는 죽게 된다는 것인데, 이런 무시무시한 사건으로 어떻게 웃음을 만들지 기대됩니다.

이제는 국민 연극이 된 <라이어>를 무려 15년전, 그러니까 1999년에 보았는데, 사실 그 뒤로 코미디들이 비슷비슷하게 느껴집니다. 오해와 우연이 만들어 낼 희극적인 상황과 사건들이 <유쾌한 하녀 마리사>만의 재기 발랄함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예매:

산책의 <유쾌한 하녀 마리사> 리뷰

산책의 <은밀한 기쁨> 리뷰




<맥베스> 3월 8일 ~ 3월 23일, 명동 예술극장 

이병훈 연출, 김소희 배우, 박해수 배우, 그리고 셰익스피어의  <맥베스>.
이 이름들 앞에서 제가 (감히) 어떤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고전은 종종 실망감을 안겨줍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고전은 나의 기대를 저버림으로써, 또는 나의 기대를 뛰어 넘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작품이 되고, 재미와 감동을 주는데, 사실 그러한 경험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놓치기에는 아쉬울 작품인 것 같습니다. 혹 <맥베스>를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이라면 첫 번째 <맥베스>로는 무척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벌써 매진임박이라고 하니, 망설이시는 분들은 얼른 결단을 내리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예매:

에스티의 <맥베스> 리뷰



<남산 도큐멘타 – 연극의 연습 극장편> , 3월 15일 ~ 3월 30일, 남산 예술 드라마센터 

다음은 <남산 도큐멘타>의 공식적인 작품 소개글입니다.

“<남산 도큐멘타 : 연극의 연습 - 극장 편>은 기존의 서사적 구조, 텍스트 재현적인 연극 양식을 벗어나 아카이빙과 인터뷰, 다큐멘터리와 토론 양식이 결합된 새로운 스타일의 연극 형식으로 극장의 빈 무대를 활용하여 무대와 객석의 경계를 허물고 극장의 안과 밖을 여는 남산예술센터에서만 볼 수 있는 연극을 선보입니다.” 

연극에 익숙하지 않은 드라마인 독자가 계시다면(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읽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 소개가 대체 무슨 말인지 의아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도 사실 이 소개만으로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일지, 또는 재미가 있을지 짐작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만 다큐멘터리를 무대 위에 올리는 것, 그래서 그것이 사실도, 허구도 아닌, 그 둘 사이를 진동하는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되는 순간들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지금 상상해 보는 이 작품은 1962년부터 그 자리에 서 있는 남산 드라마센터의 이야기일 것이며, 그 곳을 지나간 사람들, 그곳에서 올려진 작품들, 출연한 배우들, 그들이 연기한 인물들을 불러낼 것 같습니다. 그 과거들을 현재의 관객과 어떻게 만나게 해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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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미님의 <남산 도큐멘타> 리뷰




2014년 2월 1일 토요일

2월의 장바구니

by 산책



<은밀한 기쁨> 2월 7일 ~ 3월 2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여러 이유로 작품을 예매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어윈 역을 맡은 이명행 배우 때문에 예매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5월 <푸르른 날에>에서 (많은 분들이 그랬겠지만) 저는 이 배우에게 반했습니다. 주먹을 꼭 쥐고 함께 두려워하고, 슬퍼하며 그 장면들을 보았습니다. <은밀한 기쁨> 공연 사진에서는 이렇게 생겼던가, 하는 생각이 들만큼 다른 사람으로 느껴집니다.

<은밀한 기쁨>은 영국 극작가 데이빗 해어(David Hare)의 작품으로, 전쟁 후 영국 최고의 희곡으로 극찬받았다고 합니다. 추상미 배우의 출연으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여자의 사람이 파국으로 치닫는 드라마”라는데, 제목은 ‘은밀한’ 그리고 ‘기쁨’입니다. 지금은 보이지 않고, 알 수 없는 것들을 무대에서 만나고 싶습니다.



<로미오 & 줄리엣> 2월 14일 ~ 2월 23일, 서강대학교 메리홀

극단 여행자, 양정웅 연출의 <로미오 & 줄리엣>입니다. 이제까지 양정웅 연출의 작품은 꽤 많이 관극했습니다. 처음 극단 여행자의 작품을 만났을 때는 연출은 너무 똑똑하고, 배우들은 연기를 너무 잘하고, 고전은 신선하고 재미있다고 느꼈습니다. “너무”라는 말을 남발하며 “너무” 좋아했던 탓인지, 관성에 이끌려 계속 작품을 보러 가면서도 처음의 그 쾌감은 쉽게 느낄 수 없고, 되려 이런 저런 불평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오래 사귄 친구를 한 번 더 믿어보고 싶은 것처럼 또 한 번 믿어보려고 합니다(?). 남녀가 바뀐 로미오와 줄리엣을 얼마나 재기발랄하게 보여주는지 기대해봅니다. 이 글을 빨리 보시는 분들은 2일(일) 까지 50%할인 금액으로 예약하실 수 있다고 하니, 서두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에 40%할인, 커플 관계 인증시(?) 에도40%할인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


<롤리타> 2월 20일 ~ 3월 9일, 산울림 소극장

산울림 소극장에서는 기획 공연으로 “고전 읽는 소극장, 산울림 고전 극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2014년 이미 <설국>, <분노의 포도> 이렇게 두 작품이 공연되었고, 제가 예매한 <롤리타>전에도 <홍당무>가 공연될 예정입니다. 고전은 누구나 알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죠. (나도 모르게 읽지 않은 작품에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치는 척 한 경험을, 저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롤리타’라는 말은 무척 선정적으로, 그래서 부정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좋다고들(!) 하는데도 책을 사서 읽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작년 문학 동네에서 <롤리타>의 새 번역판이 출간되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SNS에 이 책 사진을 올리고, 평들을 올렸던 생각이 납니다. “엄청나게 매력적인 소설”이라지만, 역시 아직 읽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산울림에 가기 전, 어쩌면 다녀와서 5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작품을 시작해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한편, 1월 낭독 공연 <지금도 가슴 설렌다>를 재미있게 보고 왔습니다. <롤리타>역시 소설을 어떻게 들려주고, 또 보여줄지 기대됩니다.


롤리타 (반양장) - 10점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지음, 김진준 옮김/문학동네


* 공연을 더 예매하면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2014년 1월 2일 목요일

"장바구니"를 시작하며

by 산책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익숙한 일이고, 누군가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겠지요.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을 보면, 어떤 이유로 이 공연을 선택했는지 궁금하고, 살며시 다가가 묻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반대로 공연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에게는 공연이, 공연을 보러 가는 것이 얼마나 재미있는 일인지 말해주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드라마인의 필진들은 공연을 보고 리뷰를 씁니다. 독자들은 리뷰를 읽고 어떤 생각을 하시나요? 연극이 영화보다 접근성이 쉽지 않은만큼 공연을 보지 않은 상태에서 글을 읽을 때가 많을지도 모르고, 그래서 공감하기 힘들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합니다. 그러면서 저는 우리의 리뷰를 읽고 ‘이 공연을 한 번 보고 싶다.’라는 마음 든다면, 무척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런 마음으로, 아직 보지 않았지만 이번 달에 예매한 공연들을 소개합니다.

2014년 1월



<지금도 가슴 설렌다> , 1월 26일까지, 선돌극장.

“지금도, 나는, 니를 보면 가슴이 설렌다.” 
극단 이루의 손기호가 연출한 배우-가수의 콜라보레이션 공연입니다. 남산예술센터의 ‘초고를 부탁해’프로그램에서 가능성은 인정받고 발굴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제가 이 작품을 고른 첫 번째 이유는 사실 ‘설렌다’는 말 때문입니다. 설렌다는 말은 그야말로 마음을 살랑살랑 움직입니다.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을 17세 소녀 달리의 이야기가 궁금하고, 배우와 가수의 협업, 그리고 연기가 아닌 낭독으로 이루어 지는 무대가 어떻게 구성될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예전 손기호 연출의 <김포 사는 분이, 열이, 덕이>라는 작품을 관극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무척 마음이 아팠던 생각이 납니다. <지금도 가슴 설렌다>는 너무 슬프거나, 가족의 의미를 강요하지 않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미사여구없이> 1월 15일 ~ 29일까지, 아르코 예술극장 소극장

“나머진 다 미사여구일 뿐이잖아.”
이 작품은 신진 작가들의 작품, 무대에 대해 궁금한 마음으로 예매했습니다. 초연 작품들은  때때로 실망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무척 신선한 경험이 되기도 합니다. 한국 공연 예술센터에서는 2008년부터 ‘봄작가 겨울무대’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신춘 문예 당선작을 무대화하고 있습니다.  <미사여구없이>는 2013년 신춘 문예 당성작이고, 지난 11월에 이미 공연되었는데, 그때 놓친 아쉬운 마음에 재공연 소식을 보자마자 예매했습니다. 줄거리를 살펴보니,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닐 것 같습니다. 말꼬리를 잡아 가며 격렬하게 싸우는 두 남녀, 헤어진 지 10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두 남녀를 보게 될 것입니다. 시간의 흐름을 재치있게 보여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하는 제게는 익숙치 않지만, 대학로가 주목하는 배우들이라고 하네요. 

<레드> 1월 26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 소극장

<레드>는 미국 화가 마크 로스코(Mark Rothko,1903~1970)를 소재로 한 작품입니다. 마크 로스코는 추상회화로 유명한 화가인데, 거대한 캔버스를 여러 색면으로 나누어 채색한 작품이 유명합니다(나도 할 수 있을 것같다고 충분히 생각할만한). 그의 작품은 단순하고, 아름다운 색을 보여줍니다. 거대한 붉은 빛의 캔버스 앞에 서 있으면 경건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로스코가 어떤 인물로 그려질지 무척 궁금하고, 로스코를 연기할 강신일씨도 기대됩니다. 2013년 <광부화가들>에서도 화가 역을 하셨는데, 자신의 예술관을 강렬하게 표현하는 장면들이 참 좋았습니다.<레드>에서 보여주실 화가로서의 새로운 모습이 기대됩니다. 배우 강필석은 2007년 뮤지컬 <브룩클린>에서 처음 봤는데 무척 목소리가 좋은 배우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두 배우가 채워나갈 이야기는 에너지가 가득한 무대였으면 좋겠습니다. 
12월 21일에 개막해서 벌써 많은 사람들이 관극한 것 같습니다. 저도 얼른 보러 갈 생각입니다. 
(로스코의 작품을 더 보고 싶으시다면다음의 링크 참고
http://www.pureartspace.com/class.asp?lx=small&anid=62&nid=633)



* 공연을 더 예매하면 업데이트합니다.